사람들의 몸은 날씨와 기후의 변화에 굉장히 민감합니다. 저는 비가 오거나 날씨가 우중충한 날이면 컨디션이 좋지 않고 하루종일 졸리거나 두통이 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관절이 쑤신다고 하죠? 아주 가끔은 그런 일이 있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화창하고 선선한 날씨를 좋아하지만 저의 지인은 소나기가 세차게 오는 날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저는 약간 이해는 안 되지만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니까요.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간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받는 첫인사로 날씨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도 날씨 좋은 날은 파란 하늘 사진이 잔뜩 올라오고 무지개라도 뜨면 무지개가 주는 행복감을 사람들이 사진과 글로 공유합니다. 그것은 바로 날씨의 좋고 나쁨에 따라 사람들의 기분이나 행동 방식도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일 것입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날씨는 사람들의 감정 상태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우리 생활에 굉장히 밀접한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예전에 비해 이상기후들이 더 자주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 듯 보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전국에 걸친 집중호우로 인명피해나 재산 피해가 매우 심각하였습니다. 서울 강남역 일대가 침수되고 아파트 주차장이 침수되고 지하철역이 붕괴하였습니다.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여 코로나가 극심한 이 시기에 호우피해와 전염병에 대한 우려까지 정말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과거에도 기록적인 홍수로 피해가 컸는데 오늘날에도 여전히 자연재해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사람의 존재가 정말 한낱 보잘것없이 느껴집니다. 이렇듯 기후 우울이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인한 걱정으로 무기력, 슬픔, 분노를 느끼고 그로 인해 불안해하고 절망하는 심리적인 상태를 말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미래가 어둡고 암담하게 느껴져 우울해지고 삶의 활력을 잃어 일상적인 생활까지도 방해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점점 기후변화로 인해 재난은 잦아지는데 과거에 비해 상황이 좋아지지 않고 여전히 천재지변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작아지고 슬퍼지고 괴로워집니다. 실제로 기후 재해로 인해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당사자라면 심각한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기후가 주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장마철에도 여전히 빨래를 말릴 수 있는 건조기를 사용하고 제습기로 습도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미세먼지로부터 우리의 호흡기를 지키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용합니다. 이제 봄이라는 계절이 반갑기만 하지 않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경고 재난 문자가 오거나 자동차 10부제를 합니다. 더군다나 이제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학교에 가지 않더라도 결석이 아닌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비염이 심한 저희집 사람들은 가을 환절기 철만 되면 가습기부터 꺼내야 합니다. 우리는 매 순간순간 날씨가 주는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자연재해를 굉장히 두려워합니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 되면 마스크를 쓰고 잠깐만 밖에 돌아다녀도 목이 칼칼하고 코가 답답합니다. 그리고 이런 날들이 지속되는 것에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준 것이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이 들고 죄책감이 듭니다. 그리고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느껴지면 좌절하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날은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인 기상 재해가 있었을 때 정신질환 발병률도 증가하고 교통사고 건수도 많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자연현상도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은 지대한데 기후재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생업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경우 예를 들어 농업이나 수산업의 경우 어려움이 극심합니다. 재난으로 인해 한해 농사를 다 망쳐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홍수로 인해 농작물과 가축들이 유실되게 되면 손해가 극심해지므로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됩니다.
기후 우울증, 기후 불안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환경에 민감하고 보호에 힘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노력이 위기 타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 더 불안감과 좌절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고 환경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화가 나고 이렇게 망가진 지구를 대하는 것이 속상하고 슬퍼집니다. 이러한 정신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환경실천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들의 행동에 의미를 의식적으로 부여해주는 것이 심리적인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되고 이러한 불안을 극복하고 사명감 있는 실천을 이어가게 합니다. 그리고 기후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사람들 간의 연대를 통해 서로 보듬는 활동을 하는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나의 본질적인 문제도 아닌 고작 날씨로 무슨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치부할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 위기에 빠진 지구와 우리의 삶을 구하기 위해 서로를 보듬어 주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우리의 행동이 자연에게 받는 영향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우리도 자연에 미안하지 않도록 사명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푸른 하늘을 더 오래 볼 수 있도록, 시원한 바람을 마스크 없이 들이마실 수 있도록, 나무 그늘에 앉아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우리가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연을 잃는 슬픔을 겪지 않도록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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