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때까지 환경오염이라고 생각하는 대기나 수질, 토양 오염과는 다르게 빛 공해는 단지 불편한 정도 아니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식물과 동물들에게 생각보다 더 큰 생태계 교란을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빛공해입니다. 인간에 의해 발생된 인공조명으로 인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건강에 해를 주는 것을 빛공해 혹은 광공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과도한 불빛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주거나 사생활 침해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빛이 가진 특성상 눈부심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렇듯 우리의 편의에 의해 사용하게 된 빛이 도리어 우리와 생태계에 피로감을 초래하는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빛공해가 가장 많이 느껴질 때는 밤하늘의 별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골 뒷산에 올라가 까만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천 개의 별을 보며 가슴 설레면서도 편안함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도시의 휘황찬란한 빛 때문에 예쁜 별빛이 보이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봐도 잘 안 보이지만 천체관측기계로 관측할 때도 주변의 가로등이나 도심의 빛들 때문에 방해가 됩니다.
인공조명으로 인해 밤과 낮의 구분이 모호해져 인간과 생태계에 좋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특히나 우리가 식량으로 삼는 농작물이 도로의 가로등과 같은 인공조명들 때문에 열매 맺는 시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벼, 들깨, 옥수수, 참깨 등과 같은 단일 식물은 꽃을 늦게 피워 제때 결실을 맺지 못하고 보리, 시금치, 쑥갓, 밀, 완두, 양파, 당근과 같은 장일 식물들은 때 이른 개화로 부실한 수확을 가져옵니다. 단일 식물은 보통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하일 때 꽃을 피우는 식물을 말하며 장일 식물은 하루에 해가 비추는 시간이 12~14시간 정도로 충분하지 않으면 꽃을 맺지 않는 식물을 말합니다. 게다가 도로의 가로등 불빛 때문에 계절 변화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나무들이 계절에 맞게 낙엽이 질 때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잎을 달고 있고 월동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겨울철 영양분이 손실되어 나무의 생장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심하면 얼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인공조명들이 동물에게 미치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야행성 동물들은 아주 작은 빛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밤을 밝히는 인공조명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환합니다. 그래서 너구리, 박쥐, 올빼미 등의 야행성 동물의 시야를 방해하고 사냥을 어렵게 합니다. 그리고 밤길을 비행하는 철새들에게 진로가 방해되기도 하고 판단에 혼란을 주어 반사되는 건물 벽에 부딪혀 죽기도 합니다. 또한 불빛을 향해 모여드는 곤충들도 인공조명 주변에 모여들어 타 죽고 맙니다. 그리고 수변의 빛으로 인해 수면의 조류를 먹이로 삼는 물고기들이 먹이를 잘 먹지 못해 해로운 조류가 증가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한 경우도 있습니다. 바다에서 산란기에 해안을 찾는 동물들에게 과도한 인공조명이 갈길을 혼란스럽게 하여 안전한 곳을 찾지 못하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인공조명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밤이 되어 어두워지면 우리의 신체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하지만 주변이 너무 밝아 이 멜라토닌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우리는 생체 리듬이 무너지고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이 멜라토닌은 암을 포함한 여러 가지 병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인공조명에 과도하게 노출된 사람들은 유방암이나 전립선 질환의 발생률이 급격하게 올라갑니다. 그리고 멜라토닌이 분비가 되지 않으면 성장호르몬 역시 분비되지 않아 성장기에 성장을 저해시킵니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아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그로 인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안 좋아지고 삶의 질이 떨어집니다. 너무 밝은 자동차의 라이트 불빛이나 가로등의 불빛 때문에 눈이 부시고 시야가 방해되어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빛 공해는 산업화와 관련이 많습니다. 사회가 발전될수록 낮에 향유하던 것들을 밤에도 누리기 위해 빛을 환하게 밝힙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무실에서는 업무의 능률과 정확도를 위해 대낮에도 형광등을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명의 과잉사용은 에너지도 낭비하게 되고 여러 가지 피해를 야기하므로 빛공해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 필요합니다. 먼저 빛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불필요한 방향으로 빛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 노출 범위를 조절하여야 합니다. 게다가 필요 이상으로 과한 밝기의 조명은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효율이 높은 광원을 사용해 에너지 낭비를 막아야 합니다. 네온사인과 같은 광고나 장식 위주의 조명은 과도한 번쩍임으로 사람뿐만이 아니라 같은 공간을 살고 있는 동식물들에게도 피로를 갖다 주니 적절한 조명의 사용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항상 켜져있지 않도록 센서를 작동시켜 필요시에만 켜지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구의 날이나 에너지의 날을 기념하여 소등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10분간 불을 끄고 에어컨 온도를 2~3도 올리는 등의 에너지의 날 행사로 서울 기준 약6천kw의 전력을 감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심결에 끄지 않고 다니는 가정 내 조명도 잘 끄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고 쓸데없이 켜져 있는 전등이 없는지도 확인하여 나와 내 이웃의 빛 공해를 줄이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크고 작은 조명뿐만이 아니라 디지털 기기들에 의한 눈의 피로도 상당합니다. 그러므로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충분한 눈의 휴식을 갖는 등 눈의 건강에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합니다.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마돌 19일 초강력 태풍으로 우리나라에 영향 (0) | 2022.09.18 |
---|---|
바이오 플라스틱의 특징과 문제점 (0) | 2022.09.12 |
수인성 전염병 (0) | 2022.09.09 |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0) | 2022.09.08 |
환경호르몬의 유해성 (0) | 2022.09.05 |
댓글